빌립보? 필리피, 필리포스!
빌립보서도 신약의 많은 책처럼 같이 사도 바울의 편지다. 역시나 빌립보라는 도시에 있는 교회에 보내는 글이다. 지금은 교회 건물에 이름 붙고 공동체를 이루지만 당시(1세기)에는 크고 작은 가정 예배가 많았다. 사도의 편지는 여러 사람이 돌려가면서 읽었다고 한다.
빌립보는 영어로 '필리피(Philipi)'다. 빌립에게 속했다는 뜻이다. 이 빌립은 필리포스 2세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다. 필리포스 2세에게 속한 도시, 빌립보다.
힘의 전승. 그리스-마케도니아-헬라-로마
고대 유럽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중에서도 익숙한 '그리스' 지역을 '발칸 반도'라고 한다. 이곳은 문명의 핵심이었다. 미술 정치 군사의 중심을 그리스 사람들이 선도했다. 특히나 페르시아 제국과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더욱 그랬다. 우리에게는 영화 <300>으로 익숙하다.
그러던 중, 발칸 반도에서 북쪽에 있었던 마케도니아 왕국에 필리포스 2세가 왕으로 등극한다. 본래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에서도 약간 퇴보한 곳으로 치부되었는데 힘을 길러서 그리스를 제패한다.
아버지 필리포스 2세가 죽고 뒤를 이어 알렉산드로스가 등극한다. 그리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나라를 점령하면서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 낸다. 그의 진격로는 주로 동쪽이었다. 지금은 중동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혼란하고 어려운 상황으로 다가오지만 당시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중심으로 매우 발달한 지역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런 동방의 국가들을 격파하했다.
헬라, 헬렌의 자손들
알렉산드로스는 알려진 바와 같이 단명한다. 그가 죽고 헬라 제국은 여러 장군들이 나누어 가진다. 여기서 '헬라'라는 말은 신약 성경에 자주 등장한다. 유대인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민족과 대비해서 이방인을 가리키는 말로. 그럼 헬라라는 말은 무슨 말일까.
노아의 방주와 비슷한 내용이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한다. 제우스는 인간을 홍수로 멸망시키는데, 한 부부가 살아남게 된다. 그 부부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헬렌이다. 헬렌은 '햇살'이란 뜻이다.
헬렌은 세 아들을 낳았고 그들은 그리스 지방에 흩어져 살았다. 그러니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들이 헬렌의 자손이라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헬라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스라엘도 조상 야곱의 이름에서 따왔으니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빌립보 점령당하다
앞서 필리포스 2세가 빌리보를 건설했다. 빌립보 위치를 보면 그리스에서 아시아 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 길목은 언제나 중요하다. 거기에 금광까지 있었다고 하니 사람도 많고 돈도 많은 도시가 되었으리라.
헬라 제국이 무너지고 로마가 확장하면서 빌립보 역시 로마의 손에 들어간다. 역사적으로는 제국의 황제가 되는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와 그의 정치적 대립자인 브루투스와 카시우스가 빌립보 근처에서 전쟁을 했다. 물론 승자는 옥타비아누스였다.
로마는 일정 시간까지 영토를 확장해갔다. 로마 군인은 주로 로마 시민으로 이루어졌다. 군인으로서 쌓은 공적이 귀족이나 평민 계층 모두에게 중요했다. 군인이 전역하면 점령한 도시의 땅을 주어서 그곳에서 살게 했다. 하나의 이주 정책이었다. 빌립보도 그런 중요한 도시 중에 하나였다.
황제가 되는 옥타비아누스의 군인들이 전역했을 때 이주한 곳이 빌립보다. 그래서 여러가지 특혜를 받았다. 로마 본국의 사람들처럼 시민권을 받았고 공물과 세금을 면제받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자치도 보장받았다고 하니 대단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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