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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읽는 일본사> 지은이 전국역사교사모임. 출판사 휴머니스트.

이미지 출처 : 알라딘 (http://aladin.kr/p/Jw30)

일본?

  동아시아 역사에서 우리가 제일 많이 배우는 건 당연히 한반도 역사이고 다음으로는 중국사다. 중국사는 고대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자세히는 모르더라도 나라 이름을 외울 정도로는 배운다. (이공계열 수준에서는)

 

  현 정권 들어서서 남북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러면서 한-북-미 삼국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던 중 일본이 비집고 들어왔다. 수출규제를 실시했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불매운동으로 맞섰다. 

 

  일본에 대해서 내가 가진 시대적 이미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임진왜란이다. 풍신수길(豊臣秀吉)이라고 쓰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수장으로 한 일본의 침략. 당시를 배경으로 영화, 드라마, 게임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더 익숙한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하나는 일본 제국주의다. 일제가 한반도에 들어와 행한 끔찍하고 잔인한 일들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대부분 (모두는 아닌 것 같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거의 아는 게 없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삼국시대 백제를 통해서 문화, 기술 등을 전달받고 대강 살아간 섬나라. 현대에 들어서 한반도를 넘어섰지만 힘만 강한 나라' 정도였다. 

 

 

어떤 책

  '전국역사교사모임'이 책의 지은이다. 알고 있기로 교육계는 상당히 보수적인 경향을 가진다고 한다. 또 역사계도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사담보다는 정론을 다루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저자인 것보다 다수가 저자인 경우에 재미 면에서 약간 떨어질 수 있지만 오류가 적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 기대에 걸맞은 책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성향은 상대적인 것이고 나는 비교대상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용을 일본사의 대략을 이해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교과서 정도의 깊이로 다루는 게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앞서 팟캐스트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보다 이해하기 쉽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다른 일본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일본이 내 앎보다 깊은 역사가 있었고 뛰어난 면이 있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우리 역사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여럿 있었다. 동아시아 문화권이라고 해도 한중일 모두가 판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구나 싶다. 

 

  일본사에서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이 근대화 부분이다. 유럽과 미국의 침략에 대응했던 일본은 결과적으로 빠른 근대화를 이루었다. 그 발판에는 전쟁이 있었다. 과거 손자병법의 손무도 이미 전쟁의 이득에 대해서 논했다고 한다. 그 전쟁의 희생양이 된 이 땅의 사람들을 기억하면 입이 쓴 것은 어쩔 수 없다. 

 

  덴노, 신도, 아스카, 쇼토쿠 태자, 막부와 같은 내용들이 익숙해지는 중이다. 아는 건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