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위한 지식여행
표지를 보면 3개 제목이 쓰여있다. 휴식을 위한 지식여행.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모든 지식의 시작. 무엇이 정식 이름일까. 아니면 모두가 정식 이름일까. 포스팅의 제목은 알라딘을 참조했다.
나머지 이름은 팟캐스트 <전문세>에서 따왔다고 본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전문세>는 역사 팟캐스트로 고대부터 시간 순서로 동서를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방송을 1독 하고(1청 하고?) 책을 읽으니 방송 내용을 갈무리해서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9년 10월 현재 방송 진도가 책보다 훨씬 더 빠르다. 어서 다음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식 소매상
보통 사람은 한 분야에 대해서 알기도 힘들고 제대로 알기는 더 힘들다. 그러니 다른 분야에 대해서 대강이나마 훝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정리란 적절한 수준으로 다수의 대중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설민석이나 유시민과 같은 사람들이 그런 부류다. 소매상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반대로 깊이 알지만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시로 연구자들이다. 교수님들의 수업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도매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허진모'는 소매상이다. 그가 자주 하는 "다 아는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인사가 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는 특별하고 새로운 내용을 찾는 사람이 아니다. 알려진 이야기를 잘 꿰어주는 사람이다.
역사의 두 줄기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사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유럽사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사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와 같은 역사는 대부분 공백이나 암흑이다. 학문도 교육도 정치 세계를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객관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유럽사와 아시아사를 아는 건 중요하다. 큰 흐름을 이해하면 다른 흐름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구 위치를 정하는 데 위도와 경도를 사용하는 것처럼.
책을 읽으며 두 세상를 비교해가다 보면 이쪽과 저쪽이 다르기도 하며 비슷하기도 하다. 뭉치려고 하는 힘과 흩어지려고 하는 힘의 겨루기다. 또 역사는 인간사이니 사람의 비교이기도 하다. 한무제와 카이사르, 헤로도토스와 사마천, 한니발과 이순신의 닮음과 다름이다.
에피소드들
책에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들어가 지루할 틈이 없다. 그중 진시황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다 옮기기에는 분량이 많으니 요약하면 이렇다.
진시황의 아버지 자초는 본래 태자의 아들이지만 서자라는 신분 때문에 적대국인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간다. 조나라 거상 여불위는 왜인지 자초를 왕으로 만드는 공작을 시도한다.
여불위는 진나라 태자비에게 돈을 써서 자초를 양자로 삼는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는 이어서 자초에게 자신의 애첩을 부인으로 준다. 그 여인의 이름은 조희. 자초와 조희가 낳은 아들의 이름은 영정으로 후에 진시황이 된다.
재밌는 점은 여불위의 첩이었던 조희가 이미 임신하고 있었다는 설이다. 그것이 사실이면 진시황 영정은 진나라 왕의 혈통이 아니라 상인 여불위의 친자라는 말이 된다.
이야기의 진위여부와 이후에 이어지는 막장 스토리(?)가 있지만 책의 재미를 위해서 남겨놓는다. 물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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