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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해부도감> 마스다 스무스 지음. 김존균 옮김. 출판사 더숲.

 

책을 고르기까지

  '이건 어떻게 만들지'하는 질문을 어쩌다가 해보곤 합니다. 그것이 잘 만든 물건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그냥 만드는 방법이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예컨대 비닐은 어떻게 만들까요. 플라스틱 알갱이를 기계에 넣어서 열을 가하고 늘리면 비닐이 됩니다. 그러면 그 플라스틱 알갱이는 어디서 오는지, 그걸 만드는 기계는 또 누가 만드는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죠. 

 

  '집은 어떻게 만들지'라는 문제는 이와는 달리 실제적인 필요에서 왔습니다. 지금은 잠정적으로 보류 되었지만 이사를 가야 할 상황에서 작은 집이라도 짓고 가야 할지 아니면 있는 집으로 가야 할지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 집은 이렇게 저렇게 만드는구나 신기하다 합니다. 

 

  그런 계기로 집 또는 건축이라는 곳에 약간은 관심이 갔습니다. 알라딘에 들어가서 건축 분야를 클릭하고 순위대로 쭉 정리하고 적당한 제목과 발행일을 추리고 이 책을 골랐습니다. 다행히도 가까운 도서관에 있는 책이어서 비용 없이 빌릴 수 있었네요. 

 

 

간결. 명확. 실제적. 

  무엇보다 읽기에 쉽습니다. 글 자체가 길거나 난해하지 않습니다. 표현이 간결하고 명확합니다. 글도 글이지만 많은 일러스트가 큰 도움을 줍니다. 그림 없이 글만으로 표현할 수 있어도 좋겠지만, 좋은 그림이 있으니 더욱 좋네요. 교양서적으로 퍽 적합하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일본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역사도 문화도 말입니다. 그저 '일본 사람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저자의 성향인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러이러해야 한다, 아니면 이러한 것이 좋다고 하는 까닭도 실제적입니다. 

 

  내용 중 현관의 모양을 어떻게 할지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길게 종으로 놓기 보다는 넓게 횡으로 놓는 것이 더 편리합니다. 신발을 실내에 접촉하는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현관문은 신발을 갈아 신지 않아도 여닫을 수 있도록 좌우에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말인지 이해가 안 가시나요? 일러스트를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만들어진 집. 만드는 집. 

  인테리어 뿐 아니라 아웃테리어, 나아가서는 집짓기 자체에 사람들의 관심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양산품이 아니라 나만의 집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기 때문이겠죠. 저도 기회가 된다면 나만의 집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간과 비용이 허락한다면요. 

 

  그렇지 못하다고 해도 어떻습니까. 써먹지 못해도 재미있으니 그것으로 되었지요. '내가 무슨 집을 짓겠나' 할 수도 있지만 아 우리 집 현관은 이렇구나, 지붕은 이렇구나, 화장실은 이렇구나. 나름의 신기함과 흥미가 생깁니다. 

 

얼마 전 화장실 세면기 배수관이 막혀서 사서 교환했습니다. 그냥 일자로 쭉 연결해놨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구부려 놓으면 중간에 물이 고여서 아래서 올라오는 냄새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이제야 구부려 놓았습니다. 저는 그저 구부릴 수 있는 제품이구나하고 넘어갔는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503979

 

주거해부도감 by 마스다 스스무 (지은이) / 김준균

집의 구조와 설계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의 각도를 새롭게 바꾸어주는 독특한 건축책으로, 2009년 11월에 출간된 이후 줄곧 일본 아마존 건축 분야에서 1위를 지켜온 장기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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